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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맛집)

흙수저 집안에서 자란 애 특징 2022년 버전

by 티꿈 2022. 9.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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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에서 알려진 내용을 블로거 개인의 경험을 녹여서 알려드립니다 (나도 흙수저 출신이니까)

 

시작

 

(제 말투를 사용했고 커뮤니티의 내용을 제 식으로 다시 적은거에요)

 

 

가난한 동네에서 태어나서 자랐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이 싸우면 이유는 무조건 "돈"때문이었습니다.

다행인지 폭행은 없었어요.

하지만 다니는 학교에서는 장애가 있는 친구도 있었고삐뚤어진 일진도 있었어요.

편부모 가정도 있었고 부모님 안 계신 친구도 있었습니다.

동네에 있는 중학교 올라가면 그 밥에 그 나물.

그나마 뺑뺑이 돌려서 조금 부유한 곳으로 가는 친구들은 다른 "부"의 차원으로 인해서 겉돌았습니다.

학기가 지날수록 겉도니까 자연스럽게 아싸가 되죠.

가난한 집에서 자란 애들하고 중산층 집에서 자란 애들하고는 "부"의 기준이 일단 다릅니다.

이걸 이해하고 못하고는 천상 겪어봐야 압니다.

머리로 이해되는 것과 겪고 나서 마음으로 공감하는 건 결이 다른 문제입니다.

 

 

1. 용돈

 

가난한 집 애들은 용돈이란 게 일단 없습니다.

고등학교 올라가면 알바해서 돈 벌 생각합니다.

(저도 배달 알바 했어요 중~고등학생 때)

중산층 애들은 절대 자기 자신이 부자라고 말 안합니다.

그냥 평범한다고 말하는데 그 "평범"이 가난한 집 애들한테는"부자"로 느껴집니다.

용돈이 없기 때문에 돈에 대해서 배울 기회가 적습니다.

돈을 공부하지 않고 내 돈을 내가 계획을 세워서 쓰면서 살아오지 못했기 때문에 가난한 집 애들은 어른이 되어서도 돈에 대한 계획이 허술합니다.

 

2. 먹는 거

 

치킨은 부모님 월급날에만 먹었습니다 저는.

시켜먹을 돈이야 있을 수도 있는데 하지만 집세든 뭐든 나갈 돈 나가고 나야 내 생활비가 보이니까요.

가난한 집은 일단 그게 없습니다.

저도 그랬고요. 먹는 거? 배를 채우는 것에 포커스가 맞추어져 있지 영양이 고르지 못해요.

먹는 것도 다양하지 않고.

그래서 가난한 집 애들하고 장 보면 담는 것 부터가 다릅니다.

배를 채우는 위주(양)와 영양을 챙기는 위주(질)을 보면 보이죠.

팍팍 짚어 넣을 수 있는 요거트? 푸딩?

가격 얼마 안되는데 먹으면 안돼? 하지만 그런거 흙수저들은 잘 안사요.

중산층 그 이상 친구들은 먹는 게 달라요.

간식이든, 과일이든, 요거트든 뭐든.

먹는게 다르니 어린 시절부터 쌓아온 영양성분 덕분에 내장 장기의 효율이 다릅니다.

이게 젊을 때는 티가 안나는데 나이가 들어갈수록 슬슬 티가 납니다.

가난한 집 애들은 특별하지 않는 이상 골골 대기 시작해요 30이 넘어가면. 중산층 이상 친구들은 그나마 낫습니다.

더 잘 버틸 수 있어요. 그 사소한 먹는게 뭐라고.

어른이 되서 이런 거 하나둘 챙겨주는 애인을 만났는데 디저트 박스를 받고 한동안 울컥했던 적이 있습니다.

 

3. 학원

 

옛날에는 학원이 순수 학습의 역할을 했지만요즘 학원은 아이들의 "사교"공간입니다.

학원에 가지 않으면 친구들과 친해질 수 없어요.

학원에 같이 가는 과정, 거기서 하는 공부, 나누는 대화에서 아이들은 교우관계를 맺습니다.

공감대를 형성하고 문화를 공유합니다.

방학이 끝나고 새학기가 되면 학원을 다닌 친구들 끼리는 친해지는데 학원에 안 나간 가난한 집 애들은 겉돕니다.

대화에 끼지도 못하고 서먹하고 그렇죠.

가난한 집 애들은 부모님께 학원을 보내달라고 해도 보내주지가 쉽지 않습니다.

비싸다면 비싸고 싸다면 싼데 공교육 만으로도 충분하지 않냐며 학원의 기능을 학습 그 이상으로 안 봅니다.

애초에 본인들이 교육을 그리 높지 않게 받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교육을 받지 않아도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다는 시각이 있기 때문입니다.

공부 안해도 일 할 수 있습니다. 돈 벌 수 있구요.

정말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서, 공부하고 싶어서 학원을 가는 게 아닙니다.

학원간다고 공부를 더 잘하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가난한 집 애들이 요구하는 건 공부가 아니라 '관계를 위한 기회'입니다.

학교에 가서 친구를 사귀어라?

그거 다 옛말입니다.

 

4. 옷

 

가난한 집 애들도 브랜드 옷을 입기도 합니다.

부모님이 기죽지 말라고 하나씩 사서 입히기도 하는데 그게 길게 가지는 못합니다.

중산층 이상 애들은 계절마다 옷을 삽니다.

좋은 브랜드든 아니든 애들이 옷을 사고 계절에 맞춰서 옷을 잘 바꿔 입습니다.

하지만 흙수저는 그게 안됩니다.

계절마다 바꿔 입어도 그 옷이 그 옷일 때가 많고 설령 바뀌는 친구들은 인터넷 보세, 저려미 옷일 때가 많습니다.

할부로 옷을 사면 되지 않느냐 하시겠지만 '좋은 옷을 오래 입자'는 개념 보다 '싼 걸 그냥 여러 벌 사지 뭐' 이런 개념이 더 강합니다.

일단 옷을 할부로 산다는 개념도 없습니다.

밀린 카드값 내기 버거운데 옷을 할부로 살리가 없습니다.

학생 때는 교복이라도 입으니까 티가 덜 나지만대학생만 되더라도 바로 티가 납니다.

옷으로 딱 잘라 구분하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트렌드를 따라가는 '느낌'만 내는 친구와 정말 좋은 브랜드의 옷을 갖춰 입는 친구들은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복을 입는 순간 가난한 티가 난다고 하지 않습니까?

 

5. 집, 이사

 

집을 옮긴다거나 이사를 한다거나 사는 곳을 바꾼다는 생각이 가난한 집에서는 생각하기 어려운 문제 중에 하나입니다.

집을 옮길 때 드는 이사비용이나 새 집을 마련하는 돈이 애초에 없습니다.

태어날 때 산 동네에서 비슷한 동네로 갈 지언정 그 동네에서 나고 자라서 그 동네에서 그냥 계속 살 때가 많습니다.

조금 사정이 좋아지면 어디 임대 아파트에 들어갈까. 거기 한 번 정착하면 또 다른 곳으로 안갑니다.

'사는 곳이 곧 거주지'이지 목적에 따라서, 학군에 따라서 확확 옮겨다니지 못합니다.

중학생 때 같은 반 친구한테 하굣길에 맞은 적이 있습니다.

덩치가 나보다 훨씬 큰 일진이었는데 니킥에 주먹으로 좀 맞았죠.

이사가고 싶어서 부모님께 내내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날 저녁에 중산층이었던 그 친구 어머님이 집으로 찾아와 돈 봉투를 내미시더군요.

부모님은 그 봉투를 받았고 저는 전학을 가지 못했습니다.

부모님은 그냥 그 친구와 친하게 지내라고만 말했습니다.

가난이라는 것은 받은 상처에 대한 이해를 전제로 하지 않습니다.

상처가 곪도록 두는 방치에 가깝습니다.

옆 반이었던 그 친구와 중학교 3년 내내 봤는데 지금도 그 때가 생생하게 떠오를 정도로 트라우마로 저에게 남아 있습니다. 가난한 집에서 나고 자란 애들은 거주지가 정해져있어서 벗어나기 힘듭니다.

이사다니기 쉽지 않기 때문에 이런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이게 무슨 문제인가 싶겠지만 어린 자녀가 받는 스트레스가 해소되지 못하고 트라우마로 남을 정도로 가난한 환경이 울타리를 치는겁니다 애들한테.

생각의 울타리. 활동의 울타리. 관계의 울타리. 상처의 울타리.

한 번은 또 조금 잘사는 애들이 저를 건드린 적이 있어서 그 때는 참지 않고 아버지가 교무실에서 거품 물면서선생님께 소리친 적이 있는데 그 이후로 은따를 당해서 짜져있었습니다 그냥.

잘 사는 집이었다면 전학을 갔겠지만 흙수저는 그게 안됩니다.

버티거나, 따를 당하거나, 상처를 입은 채로 너덜너덜하게 그냥 살거나.

 

6. 해외여행

 

해외여행이라고 부른 여행을 20 후반이 넘어서야 갔습니다.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만큼의 여유시간과 여유돈을 만들어내기까기 시간이 걸린겁니다.

제주도 갈 돈만 있어도 해외여행 갈 수 있지 않냐 하겠지만 가난한 집은 내가 몇 일 자리를 비우는 일이 생계가 되었든 집에서 어떤 책임이 있든 어렵습니다.

요즘은 어릴 때부터 해외여행을 갑니다.

넓은 세상을 보고 돌아옵니다.

유튜브가 있으니까 여행 안가도 넓은 세상이야 보겠지만 한 번 가기 쉬운 것과 한 번 가기도 어려운 것은 천지차이입니다. 부모님 월급날에 치킨 한 번 시켜 먹고, 월급날에만 외식을 하고 이런 가정과 때마다 시마다 해외로 여행을 다니는 집과는 아이들의 생각의 구조가 달라집니다.

아이들은 이런 과정을 통해서 환경을 인식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부모님들의 '능력'을 알게 됩니다.

가난한 집 애들은 부모님의 능력이 아니라 무능력을 알게 되지만.

옛날과 비교해서 요즘이 더 심한게 돈 잘 버는 사람이 워낙 많아졌고 대한민국이 살기 좋아졌기 때문에 여기서 오는 박탈감은 더 큽니다. 부모의 무능을 내가 어떻게 할 수 없거든요.

그게 인지가 되는 순간, 내가 어른이 되어서 환경을 바꾸는 권한이 주어지기 전까지는 아이에게 가난한 환경 자체가 구속이 되고 징벌이 됩니다.

 

7. 인생의 기회

 

50년 전만 하더라도 부모님들은 그래도 꿈을 펼칠 수 있었습니다.

열심히 돈을 벌면 변두리 어디에 집이라도 마련할 수 있었고 어떤 직업을 갖고자 하면 조금만 노력해도 그 일을 할 수 있었습니다. 자격증도 따기 쉬웠습니다.

거짓말 조금 더 보태면 원하는 일을 그냥 다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집값도 비싸고 취직도 어렵고 그나마 인간 대우를 받으면서 일할 곳은점점 줄어드는 시대입니다.

중산층 이상의 집은 내가 무슨 일을 하더라도 내 월급은 온전히 나의 것입니다. 내 부모는 그 돈이 없어서 충분히 먹고 살 수 있으니까요.

가난한 집 애들은 월세방을 살든 집에 돈을 보태든 내 월급이 온전히 나의 것이 아닙니다.

아픈 부모님 약값으로도 나가야 하고 부모님의 카드값을 내야될 수도 있고 집세를 내야될 수도 있습니다.

부모의 리스크가 나의 리스크가 되고 형제, 자매의 리스크가 또 나의 리스크가 됩니다.

애가 자라서 일하는 나이가 되기까지 내 집도 없고 뭔가 직업적으로 안정이 된 것도 아니고 그 환경에서 그 이상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혹 집에 누가 아프거나 혹 기초생활수급자거나 혹 지원을 받지 못하면 살 수 없는 상황이라면 그 부모 밑에서 자란 애들은 부모로부터 이 세상을 헤쳐나갈 '기회'를 물려받지 못합니다.

부모가 물려준 문화라는 게 없습니다. 악기요?

저는 지금도 악기 하나 다룰 줄 모릅니다.

흔한 피아노 학원, 태권도 학원 한 번 가지 못했습니다. 공연이요? 어른 되어서 갔습니다.

내가 뭔가 해보겠다, 뭔가 시도를 해보겠다 가난한 집 애들은 이 모든 시도나 기회가 '나'만 생각해야 되는 것이 아니라 '나와 부모님, 가족'을 모두 고려해야 되는 결정일 때가 많습니다.

 

8. 의사소통

 

가난한 집 애들은 대화의 스킬도 다릅니다.

화목한 가정도 있겠지만 대부분 가난한 집은 불화가 많습니다.

부모 간에, 부모 자식 간에, 형제 자매 간에 대화가 잘 안될 때가 많고, 흙수저 집이 환경적으로도 좋지 않다보니 남탓을 하거나배려가 부족할 때가 많습니다.

자연스럽게 배워야 할 의사소통의 기초가 없어서 가난한 집에서는 사회생활을 가로막는 장벽이 됩니다.

이유없이 틱틱대는 거, 예민한 거, 짜증내는 거, 혹은 내 것만 너무 챙기려하고 배려 없는 거. 가만히 보면 그거 다 자라온 환경이 만든 의사소통의 부재입니다.

애가 진짜 싸가지가 없어서가 아니라 그런 부드러운 대화가 오고 간 경험이 부족해서 그렇습니다.

 

9. 생활양식

 

용돈이 없으니 경제관념이 부족한 것에 더해서 가난한 집 애들은 돈에 대한 생각이 좀 다릅니다.

전제 자체가 '돈이 없는 집'이기 때문에 돈은 생존을 위한 수단입니다.

부모가 부를 이루지 못했으니 경제관념이 희박합니다. 경제관념이 희박하니 아이에게 그걸 가르치지 않고 가르치지도 못합니다 경제뉴스가 나와도 모르고 정치니 사회면에 무슨 사건이니 관심도 없습니다.

세계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고 그게 우리한테 영향을 주는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어떤 집에 살고 그래서 나라에 어떤 정책이 있고 어떤 수혜를 받아서 대응해야 하고 이런 생각도 안합니다.

그냥 살아지니까 살아가고 주어지는대로 그 안에서만 아웅다웅삽니다.

단순히는 책을 선택하는 것에서부터 먹는 것에서부터 사는 것 모두, 생활양식 전반에서 흙수저는 다른 차원에서 삽니다.

문제는 이 세상이 인터넷이 되고 스마트폰이 보급된 세상이라는 겁니다.

SNS만 해도 휘황찬란한 세상이 펼쳐지는데 아이들이 어린 나이에서부터 그걸 모를리가요.

어릴 때는 그나마 비교가 덜 되지만 아이가 나이가 한 살 두 살 먹어갈 수록 이런 비교는 극대화가 됩니다.

안 그래도 애들이 없는 세상인데있냐 없냐, 했냐 안했냐의 차이로 애들은 더 극단적인 집단으로 나뉩니다.

 

조카 어린이집의 생일이 있었습니다.A 부모의 애가 200을 썼다더군요.

동생이 그 돈이 없어서 못 쓴건 아니지만 그 달따라 돈이 좀 부족해서 돈을 덜 써서 생일파티를 했습니다.

어린이집의 선생님들부터 돈 쓴 게 차이가 나니 아이를 대우하는 게 달라지고, 당장에 아이들 먹는 것도 달라지고 그걸 보는 다른 집 엄마들의 태도도 달라지더라고 말했습니다.

이게 현실입니다. 사는 것이 집단을 가르고 사람을 대하는 태도를 바꿉니다 이제는.

아직 학교도 가지 않은 애들도 이런데, 눈에 보이는 것도 더 많은 학생들은 오죽할까요.

어릴 때 수영 못 배웠습니다.레스토랑 가서 칼, 포크 놓는 순서도 배워본 적이 없습니다.

인터넷이 보급되고 나서 찾아보고 배웠지 미술을 배우든 뭐 붓질을 하든 뭐든 아무튼배워보질 못했습니다.

그래도 여유가 있는 부모를 만나서 뭐라도 좀 해보고 경험을 쌓은 친구들과뭐 하나라도 배우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는 애들과는 경험에서 오는 사람의 친화력이나 여유가시간이 지날수록 격차가 더 벌어집니다.

취미란에 적을 게 있나요? 흙수저는 취미라는 게 없습니다.

취미를 즐길 여유와 환경 조차 없으니까.

 

10. 다른 시대

 

옛날과 지금은 정말 다릅니다.

아껴서 잘 살자, 모아보자 하면 꿈을 이룰 기회라도 있는 시대와 유혈 경쟁이 낭자하고 잘 난 사람 더 잘난 거 바로바로 티가 나는 시대에 사는 애들이 같을 수 없습니다.

예전처럼 모여 사는 시대도 아닙니다.

돈 빌려주고 함께 고통을 나누고 사는 시대도 아닙니다.

이기적이고 개인적이고 이웃도 모르고 문을 닫고 사는 세상입니다.

경제력으로 바로 서열이 나뉘는 애들은 묻지 않아도 자신의 계급을 압니다.

계급이 나뉘게 되면 꿀 수 있는 꿈과 진로가 명확해지고 거기서 이미 집을 구할 수 있다 없다거나 혹은 부모를 부양하거나 말거나 모든 문제가 눈에 선하게 그려지게 됩니다.

학자금대출 받아서 대학 다니고 알바 내내 뛰면서 생활비 마련하고 졸업해서는 그 돈 갚느라 빠듯하고 사람처럼 살아야 겠고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는 가야겠는데 나는 그냥 그 달 벌어서 그 달만 살아가는 느낌.

 

그게 요즘 시대의 흙수저 출신. 가난한 집 애들이 겪는 PTSD입니다.

 

로또가 터지지 않는 이상 이 친구들은 결혼하거나 애를 낳지 않을겁니다.

 

문제는 이런 애들이 많다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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